주말 효자동은 평일보다는 약간 더 붐비는 듯 했다. 그 사이 못보던 가게들도 몇 개 더 들어섰지만, 그래도 아직은 많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블로그를 통해서 남의 사생활을 관찰하는 나의 은밀한 취향 덕분에 효자동에도 (나만) 아는 얼굴들이 몇 있는데 이날은 그들은 만나게 되어서 막...반가웠다.
(나는) 두오모에서 밥을 먹고 친구랑 수다를 떨고 있는데, 카페 고희의 얼굴마담이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 두오모의 큰 창밖에서 손을 흔든다. 자전거에서 내려서 "안녕"이라고 시원하게 인사하며 두오모로 들어서니 주방에 있던 두오모의 요리사가 나와서 반갑게 맞아준다. 그들은 필시 오랜만에 본 사이는 아닐 터인데 재잘재잘 재미나게 이야기를 나눈다. 나도 거기 끼어서 "지난 번 동경 여행은 재밌었어요?" 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나만 아는 사람이므로...pass.
두오모를 나와 효자동 골목길을 친구랑 걷다가, 예전에 찾다가 실패한 spring come, rain fall을 찾아나섰다. 헤맬 각오를 했더니 오히려 너무 쉽게 모습을 드러낸 spring come, rain fall. 손님이 꽉 차있어서 생각보다는 공간이 협소해 보였지만, 심플한 디자인의 소품들과 개성있는 의자들이 아기자기하고 채광이 좋은 창 덕분에 분위기는 아늑했다. 이 곳에서 친구랑 2차 수다를 떨고 있는데 카페 주인의 아들인 권율군 나타났다. 권율군은 아직 어린데도 평소 캐릭터를 정확하게 집어내는 놀라운 그림솜씨를 (그의 모친의 블로그에서) 보여주었는데, 이 날 Office가 있는 위층과 카페가 있는 아래층을 오르락 내리락거리면서 자기가 그린 그림이 있을 걸로 추측되는 스케치북을 펼쳐서 카페에서 일하는 누나들에게 보여준다. "나도 한번 보여줘" 하고 싶었지만 나만 아는 사람이므로...역시 pass.
생각해보니, 실제로는 나도 알고 상대방도 아는 관계의 사람들에게도 살가운 말 한마디 먼저 건내지 않으면서 이런 상상을 하는 내가 우습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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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1/03 아는 사람 (4)
2006~2010/Masil2008/11/03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