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착했던 도케츠 다리에 다시 왔다. 호시노야에서의 하룻밤은 꿈같이 지나가 버렸다. 아무래도 하루는 너무 짧다. 혹시라도 다시 가게 된다면 며칠 푹 지내고 오고 싶은 곳이다. 다시 찾은 이곳도 날씨가 쨍하니 분위기가 또 다르다. 왠지 더욱 활기찬 기운이 감돈다. 아라시야마는 두번째 방문인데 지난번에 왔을 때처럼 텐류지를 지나 대나무숲 길을 걸어 관광열차를 타는 코스를 다시 가보기로 했다. 그땐 늦은봄이어서 여름 분위기가 났었는데 이번에는 초가을에 와서 역시 여름 분위기가 났다. 수학여행지에서 볼수 있을 법한 상가들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 텐류지를 슬쩍 구경하고 대나무 숲에 들어섰다. 사람이 복잡해지기 전에 구경하려고 서둘러 나섰던 것이었지만 꽤나 사람들이 붐볐다. 그래도 울창한 대나무숲이 주는 상쾌함은 그대로였다. 대나무 숲을 지나 톳토리 열차 출발 시간에 맞춰 작은 기차역에 도착했다. 옛날 방식 그대로 옛날 철길을 따라서 달리는 이 관광열차는 창문을 다 열고 덜컹거리면서 달리기 때문에 (무서운 놀이기구 같은건 쥐약인 우리 자매에겐)꽤나 스릴있는 액티비티이다. 기차를 타고 산속을 달리면서 구경하는 경치가 역시 참 좋다. 몇년 전과는 달리 작은 이벤트가 하나 들어가 있었는데 난데없는 도깨비 코스프레 아저씨의 출현. 중간 어느역 플랫폼에서 손을 흔들고 있던 해괴한 도깨비가 기차에 올라타서는 열차칸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장난을 걸고 포즈를 취했다. 제발 우리쪽으로는 오지 말았으면 했지만 지나치지 않고 포즈를 취해주었으나 격하게 거부하는 이상한 사진이 찍혔다. 암튼 사람들은 좋아했고, 혹시나 아이들이 놀랄까봐 키티가면도 들고 다니면서 애들 앞에서는 키티 가면을 쓰는데 그게 엽기적이고 무서웠다. 풍경 구경하랴 사진 찍으랴 안내방송 들으랴 짧은 기차여행이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중간중간 서는 역에서 내려도 되는데 우리는 어차피 교토로 이동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갔다. 돌아갈때 타게 된 기차칸은 UV차단용 이라고 써져있는 투명한 지붕만 있을 뿐 벽도 창문도 없는 완전 개방형 기차칸.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터널을 지나갈 때는 정말 숨이 멎고 고막이 터지는 줄 알았지만 경치를 보기엔 최고의 기차였다. 기차는 중간중간 경치가 좋은 곳에 잠시 서서 천천히 둘러볼 시간을 주고 설명을 덧붙여 주는데 호시노야 앞에서도 뭐라뭐라 설명을 하는데 괜히 뿌듯해지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