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마지막 날을 함께 했던 로마의 숙소.
한 손에는 호텔 주소를 들고,
여행 중 점점 더 무거워진 캐리어를 덜덜거리며 찾아낸 호텔 로비.
체크인을 마치니 어디선가 나타난 포터가 저희의 가방을 들고 건물 밖으로 나갑니다.
십 미터 정도 걸어간 포터는 큰 나무 문이 달린 건물 앞에 서더니
비밀 번호를 누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건물 안에는 고풍스러운 대리석 계단이 놓여있었지만 엘리베이터는 없어서
그 포터는 저희의 가방을 양손에 들고 3층까지 계단을 걸어 올라갑니다.
다시 선 작은 문 앞에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니
터키식 사우나 룸이 있는 이상한 방이 보이고,
고풍스럽게 장식된 복도와 여러 개의 방들이 보이더군요.
피렌체 숙소에서의 기억 때문에 그 방들이 또 다 저희가 쓸게 아닐까 잠시 상상했지만
그 중 하나가 저희가 묶을 방이었어요.
숨이 턱까지 찬 포터는 나머지 가방 하나를 가지러 내려가고 저희는 호텔을 둘러보기 바쁩니다.
이탈리아에 와서 처음 본 평면tv와 그 동안의 여행에서 쌓인 피로가 싹 풀릴 것 같은 월풀욕조까지.
아...맞아요. 원래 호텔이란 이런 곳이었어요.
창문을 닫으면 조용하고, 밤에도 춥지 않을 것 같은 포근한 기운.
하지만...이걸로 끝이 아니지요.
마지막 숙소를 이 곳으로 정하게 된 주요한 이유이자
이 곳의 큰 특징 중 하나였던 룸서비스로 제공되는 조식!!!
(물론 다른 호텔에서도 룸서비스를 시켜먹으면 되긴 하지만 돈이...)
***
자기 전...
check하지 않은 것이 별로 없는 부끄러운 아침 메뉴를 문에 걸어둡니다.
***
다음 날 아침...
문에 걸어둔 종이를 가져간 걸 확인하고 한껏 기대에 차올랐어요.
8시에 달라고 했던 룸서비스가 오지 않자 문을 열고 괜히 어슬렁 거리다가
우리 방 옆 주방에서 음식 준비 중인 분과 눈이 마주쳐 무안해집니다.
드디어 룸서비스가 왔는데....역시나...욕심이 과했었나봐요.
커다란 은쟁반 두개를 가득 채운 음식들은 탁자에 다 펼쳐놓을 수 없어서
쟁반 하나는 침대에 올려두고 아침을 먹습니다.
난생 처음 시켜먹은 룸서비스가 살짝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았지만
그래도 여행의 마지막날 최고의 휴식을 준
환상의 숙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