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슬라이드 필름(Positive 필름)을 사용하게 되면, 현상 후의 필름 상태가 인화 했을 때와 같다. 현상된 필름은 오려서 슬라이드 마운트에 끼운 후 환등기에 넣어 보거나, 라이트 박스라는 불이 켜지는 상자위에 필름을 올려서 본다.
오늘... 지난 주에 찍었던 필름 현상을 맡기고, 2시간 기다리고 현상된 필름을 찾아 라이트 박스에 올려놓고, 루페(일종의 돋보기)를 눈에 댄 채 떨리는 마음으로 사진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골라, 하나씩 오려내고, 또 하나씩 마운트에 끼워서 사진 수업에 간다. 나와 똑같은 과정을 거친 다른 사람들의 슬라이드 마운트를 모두 모아 환등기에 꽂고, 강의실 불을 끄고, 사진을 비춰보면서 선생님은 사진 하나하나에 코멘트를 한다.
디지털에 비하면 한없이 느리고 오히려 복잡한 과정들이 주는 기쁨은 예상보다 크다. 라이트 박스위에서 반짝거리는 사진을 들여다 보고 있자면, 윙윙 환등기 팬 돌아가는 소리만 들리는 불꺼진 강의실에서 한장의 사진을 보고 있자면, 마치 사진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어쩜... 재밌다.
* 집에 와서 마운트을 방 전등에 비추어 놓고 DSLR로 다시 찍은 사진. 필름스캔...얼른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