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둘러본건 달랑 하루 밖에 안되지만, 교토를 둘러보며서 느낀 것은 오랜 세월 그대로 남아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굳이 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전쟁을 겪지 않았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며) 사찰과 신사들이 부러웠고, 동경과 비교해도 이국적인 느낌이 날 정도로 뚜렷한 개성을 가진 도시라는 점이 좋았고, 곳곳에 있는 한국어 안내가 편리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는 봄도, 아름다운 단풍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는 가을도 아닌 하루에도 몇 번씩 검은 먹구름이 몰려오는 장마철에 딱 맞춰서 간 여행이었지만, 싱싱한 초록들이 좋았고 여기저기 야무지게 핀 색색깔 수국들이 보기 좋았다. 짧아서 더욱 인상적이었을지도 모를 교토 역시 꼭 다시 가봐야 할 곳이 되었다. 이것이 짧았던 교토 여행에 대한 마지막 포스팅 되겠다. 마무리는 역시 먹은 것 자랑....^^;
사찰 & 신사
교토 지도를 처음 보고 관광지로 표시된 수많은 곳들이 대부분 사찰과 신사라는 것에 놀랐다. 일정도 짧았거니와 사찰이나 신사가 다 거기서 거기일거라는 선입견에 과감하게 기요미즈데라(청수사)만 일정에 포함을 시켰었는데 다니다 보니 호텔 바로 옆이었던 산쥬산겐도(三十三間堂), 아라시야마의 덴류지(天龍寺), 기온의 아사카진자(八坂神寺)까지 가보게 되었다. 잘 가꿔진 정원을 구경하고, 소원을 들어준다는 물도 받아먹어보고, 인연을 만나게 해준다는 종도 쳐보고...저마다 다른 분위기를 내는 사찰과 신사를 둘러보는 일은 의외로 종교적인 의미를 배제하고서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오쿠단 (澳丹)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두부집 오쿠단. 무려 370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교토에서 유명한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유도후'라고 불리는 두부요리라 하니 안먹어 볼 수가 없다. 유도후가 쇼진요리라고 불리는 사찰요리의 일종이는 책의 설명을 읽으니 사찰이 많은 교토와 딱 어울리는 음식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오쿠단의 또다른 장점은 아담한 일본식 정원을 마주하고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 단점은 아무리 생각해도 두부는 어디까지 두부인지라 두부 먹은 것 치고는 가격이 비싸다는 것. 게다가 입은 정직하여서 점심메뉴에는 두 종류의 두부 중 하나를 고르게 되어 있는데 역시 좀 더 비싼게 좀더 부드럽고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