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람은 예상보다 훨씬 대단했다. 연기, 노래, 판소리, 그리고 뮤지컬의 국악 작곡까지 맡아서 했다는 그녀의 실력은 그 동안의 행보에 대한 궁금증과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 뮤지컬은 결코 이자람만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뮤지컬이란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게 독창적으로 표현된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과 그것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배우들, 서사적인 줄거리를 짜임새있게 풀어내는 구성,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의상과 무대까지. 공연을 보는 내내 알 수 없는 감정으로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지기도 했고 드디어 우리도 이런 공연을 만들어 내는구나 라는 생각에 괜시리 뿌듯해지기도 했다. 머릿속으로 떠올리기만 해도 수많은 감정들이 울컥 치밀어 오르는 서편제의 그 '소리'들은 아마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공연이 끝나고 한 배우가 마지막 공연에 대한 감회를 털어놓으면서 '처음엔 관객들이 찾질않아 많이 외로웠다'며 공연장을 꽉 채운 관객들의 기립박수속에 눈물을 훔쳤는데, 그 한마디가 한국뮤지컬이란 타이틀 아래 요즘세대에겐 멀게만 느껴지는 판소리를 들고 나선 이들이 그 동안 겪었을 어려움을 어렴풋이나마 짐작케했다. 우리 것이 소중하다라던가, 전통문화를 지켜야 한다던가 하는 진부한 호소따위는 필요없는 공연이었다. 그냥 한번 보고나면 느낄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멋진 것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