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 마지막 일정은 고베로 이동해서 유서깊은 '니시무라 커피'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이자까야에 가서 저녁+가볍게 맥주 를 마시는 것이었다. 음식점을 위주로 해서 사이사이에 소화를 시키기 위한 동네 구경이 끼어들어간 참으로 바람직한 여행 코스 역시 집안 내력인 것이다. 고베는 처음이었고 워낙 맛있는 집이 많다고 해서 살짝 설래였다. 집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기운을 내서 고베로 고고고. 고베까지는 전철로 한 20여분 정도의 거리였다. 전철역에 내려서 '니시무라 커피'까지 가는 길은 예상했던 고베의 깔끔한 이미지와는 달리 좀 시끌벅적하고 복잡했다. 니시무리 커피 2층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커피를 시키고 배는 불렀지만 케잌도 빠질 수 없으니 두조각 시켰다. 옆테이블에 운동회를 마친듯한 자매 두명을 데리고 온 가족이 있었고 그 옆테이블에는 그 아이들의 친구인듯한 가족이 있었고 또 건너편 테이블에는 선을 보는 듯한 커플이 있었다.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하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커피가게 색다르게 느껴졌다.
커피를 마시고 전철역을 기준으로 반대쪽으로 가니 백화점들과 명품샵들 예쁜 가게들이 가득한 왠지 고베다운 동네가 나타났다. 아무래도 4명이 같이 쇼핑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동네는 좋았지만 목적없는 아이쇼핑을 하다보니 금방 피곤해지려 할 때쯤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는 솔깃한 제안. 가까운 거리였지만 택시를 타고 이동한 곳은 american park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메리켄 파크'. 타워도 있고, 관람차도 있고, 옛날 지진이 났던 흔적을 그대로 전시해둔 곳도 있고, 알수 없는 전통춤 경연대회 같은 것이 열리고 있었고, 바다에는 최신형 크루즈가 정박해 있었고, 한국인 관광객도 많았던 그 곳에서 왠지 고베를 한꺼번에 다 봐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늘이 어둑어둑 해질때 즈음(=이자까야 예약시간이 가까워 질때 즈음)까지 바다바람을 쐬며 이리저리 구경을 다니다가 'SUN'이라는 이자까야로 이동했다.
이자까야라고 하기에는 꽤나 큰 규모에 고급스러운 분위기. 일본 각 지역별 특산 재료들로 만든 요리들이 메뉴판을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단품 요리를 여러개 시켜서 나누어 먹기로 했다. 주문은 역시 언니와 형부가 거의 도맡아 하고 술은 또 맥주. 3일째가 되니 드는 괜한 반항심으로 난 맥주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셋이서 동시에 선토리 프리미엄몰츠 생맥주는 정말 맛있다며 먹어보는게 좋을거라 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고개를 드는 괜한 고집. 나 혼자 스파클링 워터를 시키고, 나머지 셋은 선토리 프리미엄몰츠 생맥주를 시켜 신나게 건배를 하고, 맛나게 냠냠냠. 음식도 맛있었고 맥주도 꽤나 맛있었는지 다섯잔 정도 까지는 내가 세었는데 그뒤로 얼마나 더 마셨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신나게 먹고 그렇게 마시고 집으로 오는길에 마트에 들려 선토리 프리미엄몰츠 6개짜리 한팩을 사서 한국까지 가지고 왔다지.
암튼 언니랑 형부 덕분에 너무너무 잘 놀고 잘 먹고 와서 담에 또 가서 더 오래 놀다와야 겠다는 염치없는 꿍꿍이를 매일같이 하며 지내고 있다. 영어든지 일어든지 둘중 아무거나 하나라도 빨리 말문이 트이길 바라는 마음에 괜히 'J-channel'과 재미없는 헐리웃 영화들만 주구장창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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