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010/Days'에 해당되는 글 81건

  1. 2010/12/30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자랑. (2)
  2. 2010/12/24 크리스마스 홈파티 (4)
  3. 2010/12/18 머핀텀블러
  4. 2010/12/11 크리스마스 장식 (2)
  5. 2010/12/09 34세, 주부 (2)
  6. 2010/11/06 단풍
  7. 2010/11/05 A형 간염 그리고 미드
  8. 2010/08/30 D+1 (2)
  9. 2010/04/28 꽃기린 (2)
  10. 2010/03/23 벌써 일년 (6)
  11. 2010/02/21 기특한 수국이
  12. 2010/02/14 2인용 설날 (2)
  13. 2010/02/11 자전거 (4)
  14. 2009/12/05 모처럼 청소 (2)
  15. 2009/12/05 주말 아침
  16. 2009/11/25 우리집 창문에는 (4)
  17. 2009/11/22 언니의 결혼식이 끝나고 (6)
  18. 2009/09/01 파뤼피플~ Yeh!! (4)
  19. 2009/07/16 날씨가 끝내줘요
  20. 2009/03/18 Be a bride (5)
  21. 2009/01/28 후유증 (3)
  22. 2009/01/15 윤봄날체 (2)
  23. 2009/01/13 밥생각 (5)
  24. 2009/01/01 Happy New Year (5)
  25. 2008/12/22 Merry Christmas (1)
  26. 2008/12/14 크리스마스 카드 (5)
  27. 2008/12/08 눈오는 일요일 (2)
  28. 2008/11/30 이런 일요일 (4)
  29. 2008/11/24 낙엽 (2)
  30. 2008/11/18 추운 계절 (4)
2006~2010/Days2010/12/30 19:49


연말을 맞이하여 언니와 형부가 한국에 들어왔다.
언니가 도착한 다음날 아침 부리나케 천안집으로 내려가보니 
꼼꼼쟁이 커플의 대명사답게 식구들의 선물을 일일이 챙기고
더불어 무거운 줄도 모르고 갖가지 먹을 거리들을 싸왔더라.

어제는 천안에서 오랜만에 조카들이랑 언니랑 같이 놀고
오늘은 언니,형부에게 혹한의 서울을 맛볼 수 있는 관광을 시켜주었다.
눈이 내리지 않는 곳에서만 살아온 두 사람에겐 너무 가혹한 날씨였지만
다행히 눈 내린 창덕궁의 설경은 '폭설이 내리면 다시 와야겠는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있었고
간장게장을 먹고싶어 한다는 형부를 위해 고른 큰기와집의 간장게장 역시 최고의 퀄리티를 보여주었다.
너무 추운 날씨가 내심 미안해서 다음엔 꼭 가을에 오라고 했는데
간장게장 맛에 반한 형부가 '게가 제철이니 겨울에 다시 오겠다'는 강한 집념을 보여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



득템한 선물과 엄마가 싸준 반찬거리를 챙겨 오느라
집에 들러 짐을 놓고 가야했다
집에 오는 길에 지하상가를 통해가기로 한건 순전히 날씨가 추워서였는데
거기에 펼쳐져있는 꽃집을 보고 언니랑 형부가 역시 그냥 지나가질 않는다.
꽃을 사주겠단다. 흑. 난 너무 거절을 못한다.
'괜찮은데...'하면서 거의 동시에 '라넌큘러스 노랑이 한단이요'라고 외쳤다


남편이 사랑하는 '선토리프리미엄몰츠'랑 에비스까지.
우리집에 온 게 두캔씩이지 실제로 일본에서 들고 온건 한팩씩.
기운을 이렇게 쓰니 둘 다 살이 안찌나 보다.
이거 먹는 우리는 또 살찌겠지....


고베에서 제일 오래된 카스테라 집에서 샀다는 카스테라
모두 4개가 들어있는 패키지였는데,
역시 남편이 카스테라를 사랑한다는 나의 거침없는 발언으로
오빠네랑 부모님이 맛보기용으로 한통씩 가지시고
우리집에 2통이 오게 되었다. 



이것은 야심차게 준비했던 오늘의 관광코스 중 하나였단 인사동 떡집 '합'에서 얻은 떡세트.
분명히 블로그를 통해 알려진 바로는
비록 테이블 수가 적기는 하지만
매장에 앉아서 예쁜 그릇에 아름다운 장식으로 담겨져 나오는 떡과 전통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곳이였는데
추운 날씨를 뚫고 찾아간 '합'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테이크아웃만 된다고 한다.
좀 어이가 없었지만
 맛은 봐야겠고 포장이 또 좀 예뻐서
한 팩을 맛보기 용도로 또 다른 한팩은 천안의 다른 가족용으로 형부가 구입했다.
가까운 찻집에 가서 증편을 하나씩 꺼내어 맛보고 남는 걸 또 내가 챙겨왔다. (이런 염치없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지만 맛은 있는 떡집 '합'


이건 면세점에서 좀 급하게 산 듯한 선물
녹색병은 남성용 로션이고  하얀통은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키엘의 수분크림.
한번 써보고 싶은 크림이었는데 안사고 있었더니 이렇게 또 생긴다. 기쁘다.



어느 날 마크로비오틱 요리 선생님이 들고 나타나서는
 모든 수강생의 부러움을 샀던 강판이 있었는데, 일본거라고 했다.
마침 한국에 온다는 언니가 필요한 걸 말하라길래 사진을 보내줬더니
숟가락 모양으로 된 작은 강판까지 덤으로 가져왔다.



이것은 간사이지방의 명물 화장품 요지야.
투명한 병에 든 것은 요지야의 세안용 가루비누인데 엄마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아이템이고
아래 튜브와 작은 통은 휴대하기 좋은 핸드 크림.
엄마가 시어머니 드리라고 챙겨주시길래 포장봉투도 같이 챙겨왔다. 
 

이것은 일명 '천쪼가리'.(-> 충실한 통역의 의무가 있는 언니가 이렇게 말했다)
공항에서 형부가 올케언니와 나를 위해서 하나씩 샀다고 했는데
뒷면은 타올느낌이 나고 앞면은 손수건 느낌이 나는 천이다.
테이블에 올리거나 벽에 걸어도 예쁠거 같다.



두 가지 무늬가 있었는데 이 무늬가 더 예뻐서
올케언니가 도착하기 전에 냉큼 선점해버리는 나는 시누이.



그리고 가디건.
이렇게까지 준비할 필요는 없는데, 굳이 내 가디건까지 선물로 챙겨왔다.
옷선물까지 받으니 좋기도 하고
나도 이제는 뭔가 해줘야 할거 같기도 하다.




꽃병에 꽃을 꽂으려고 포장을 푸니 툭 떨어지는 꽃송이.
그렇다고 버릴순 없지. 작은 찻잔에 살짝 띄워두었다.

서울의 혹한을 온몸으로 느낀 언니랑 형부는 콧물을 훌쩍이면서 천안으로 내려갔고
서울역에서 배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해보니
 올해가 이제 하루 남았구나 싶었다.
비슷한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시간이 더 빨리 가는것 같다.
올해는  한없이 느슨하게 보냈으니, 내년에는 정신 좀 차리고 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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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10/12/24 23:03



30년만에 가장 추운 날씨라는 크리스마스 이브
얼마전 득템한 마크로비오틱 베이킹 책을 뒤적이다 점찍어둔 쇼콜라케익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구워보기로 했다.
계란 대신 순두부가 들어가는 레시피였으므로 순두부도 사고 쇼콜라케익에 곁들일 오렌지도 살 겸 백화점으로 향했다.
역시 포장코너와 베이커리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장바구니를 하나 들고 식품관을 이리저리 해메이다 보니 케익하나로 지내기엔 뭔가 서운할거 같은 생각이 든다.
정육코너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거침없이 five star 등심을 두덩어리 골랐다.
곁들일 야채며 간단한 파스타 재료는 냉장고에 돌아다니는 것을 활용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칼바람에 얼굴이 떨어져 나갈 것 같다. 
아무데도 가지 않기로 한건 잘한 일인것 같다.

과연 이게 케익이 되긴 할까 싶었지만 레시피대로 쇼콜라 케익을 구웠고
남편 퇴근시간에 맞춰 바로 조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재료도 손질해 놓고 나니 시간이 남는다.
찬장에 모셔놨던 접대용 접시들을 꺼내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낼 겸 테이블 세팅을 했다.
파스타 삶을 물을 끓이기 시작할 때쯤 칼바람에 루돌프 코가 된 남편이 도착했다.
내가 샐러드를 만들고, 초간단 앤쵸비파스타를 만드는 동안 남편은 스테이크를 굽고 사진을 찍는다.

이로써 파티 시작.
접시를 싹싹 비우고 
커피를 한잔씩 내려 두부로 만든 쇼콜라케익과 함께 먹는 것으로 크리스마스
홈파티는 끝.

추운 날 데이트하느라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다행인지.
판교에서 달래내까지 50분이나 걸린다며
인터넷에 올라온 사람 머리 밖에 안보이는 명동사진을 보면서 키득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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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10/12/18 21:47


눈이 펑펑펑 내리던 날.

집으로 배달된 작은 상자 두 개 *^^*



이것은 머핀 텀블러!



패키지를 열어보니 크리스마스를 앞 둔 요즘 시즌에 어울리는 컬러의 텀블러가 하나씩 들어있다.



맘먹고 동네 산책이라도 하려면 산책보다 먼저 찾게 되는 것이 동네 커피숍이었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따뜻한 카푸치노 한잔이라도 들어야 그나마 좀 걷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

출근 도장 찍다시피 들르다 보면 한잔에 몇 천원 씩하는 커피값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준비하나 야심의 텀블러 크크크

테이크 아웃 커피잔을 그대로 본 따서 만든 것 같이 생겼는데




내부는 스테인리스로 되어있고



외부는 진공으로 되어있어 보온력은 탁월할 듯. 



손으로 전해지는 일회용 종이컵의 온기는 없겠지만, 이제는 환경을 생각할 때!

따뜻한 커피 한잔 뽑아서 꼭꼭 눌러 담아 함박눈 펑펑 내릴 때 동네 한 바퀴 돌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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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10/12/11 16:49

작년에는 스티커를 온 집안에 붙이는 걸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했었다.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먼지도 날리지 않아서 좋았는데
봄이 되어 더이상 어울리지 않는 스티커들을 떼어 내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올해는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서
눈 모양 줄과 몇가지 오너먼트들을 사다가 거실 한쪽 벽에 달아보았다. 
보기엔 예쁜데, 하얀 반짝이 가루들이 좀 떨어져 못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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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10/12/09 13:13

1. 동경에서의 극적인 만남 이후 잠시 시들해졌던 마크로비오틱에 대한 관심이 불현듯 되살아나
   지난 9월부터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마크로비오틱 쿠킹클래스를 듣기 시작했다
   강사는 일본인 이와사키 유카 선생님. 
   매스컴에도 많이 나오시고 벌써 책도 몇권 내신 유명하신 분이시다.

2. 일주일에 한번 하는 쿠킹클래스는
    가을 야채라던가 두부, 콩 같은 것을 주재료로 하는 메인요리와
    그에 어울리는 사이드요리를 하나씩 만들어보고 시식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어느 날은 유카 선생님이  빵, 케익, 무스 같은 달달한 디저트류 잔뜩 만들어 오셔서는 맛보라고 나눠주셨다.
    버터, 계란, 설탕, 이스트를 쓰지 않고 만든 것이란다.
    아니..과연 이게 빵맛이 날까 싶어서 먹어보니 정말 빵같고, 케익같고, 심지어 맛도 있다.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궁금했다.

3. 그날 만들어놓은 요리는 다 제쳐두고 다들 열심히 빵과 케익을 먹고 있는데  메모지를 한장씩 나눠주신다.
    유카선생님이 마크로비오틱 베이킹에 관련된 책을 준비하고 계시는데  방금 먹은 것들의 레시피가 들어갈거라고 했다.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먹어본 소감과 느낌을 나눠준 메모지에 써주면 고맙겠다고 하신다.

4. 난 주관식, 서술형에 약하다. 아니 싫어한다.
   각종 설문조사, 각종 평가를 할 때에도 객관식은 3번으로 통일하고, 주관식은 거의 빈칸으로 낸다.
   그래서 난, 미안하지만 메모지에 뭔가를 써서 낼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그 때 후기 중 몇개를 추첨해서 책에 실을 계획이고,  당첨된 사람들에겐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줄 계획이라고 했다.
  
5. 그래도 나 공짜는 좋아한다.
   그래서 못쓰는 손글씨로 열심히 깨알같이 적어냈다.
   이름도, 나이도, 연락처도, 직업도...
   백수라고 쓸것인가, 양심에 걸리지만 주부라고 쓸것인가, 아니면 역시 양심에 걸리지만 일년 전 관둔 직업을 쓸 것인가.
   직업을 쓰기 전에 잠시 망설였지만, 그냥 주부라고 썼다.

6. 그 일이 있은 후 한참 지난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날 찾는 이가 없는 요즘 기꺼이 받은 전화 건너편 여인은 무슨무슨 출판사라고 자기를 소개했다.
   평소 누군가가 나에게 출판 제의를 해오면 좋겠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던 나는 귀가 솔깃했다. 설마..
   용건은 유카 선생님의 책을 보내주겠다며 주소를 알려달라는 전화였다.
   내가 깨알같이 써낸 후기가 당첨된 것이다.

7. 책을 받기 전 조금 설레였다. 
   어떤 이유에서건 처음으로  내 이름이 정식으로 출판된 책에 활자로 찍혀 나오는 것이었다.
   
8. 책이 도착했다. 
   선명하게 찍힌 내 이름과 그 옆에 친절히 나를 설명하고 있는 34세, 주부라고 적혀있는 작은 괄호.
   어색하고 이상했다. 
   이제 한달 있으면 심지어 한살 더 먹겠지만
   34세라는 나이가 낯설었고 마치 평생을 주부로 살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9. 앞으로도 계속 35세, 36세, 37세 주부로 살아가게 될지
    아니면 또 다른 타이틀을  달고 살아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34세의 나는 주부였다는 일종의 증명서을 얻은 셈 치기로 했다.

10. 책에 실린 후기가 좀 오글거린다.
     내가 쓴건 이렇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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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10/11/06 21:05


곱게 물든 단풍이 아무래도 며칠 안남은 것 같아서
남편손에 카메라 쥐어주고 산책을 나섰다.

나이가 들수록 계절의 변화가 새삼스럽다.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10/11/05 13:16

어느덧 3주째에 접어들고 있다.
그냥 좀 심한 감기몸살인것 같았던 남편은 일주일 넘게 아프고 난 뒤에 A형 간염 진단을 받았다.
처음에 간 병원에서는 체온만 재보고 주사를 놔 주었고 두번째 간 병원에서는 X-ray 를 찍어보더니 급성 축농증염이라는 당황스러운 진단을 내렸다. 각종 증상을 동반한 채 간신히 받고 있던 예비군 훈련 3일째날 남편은 회사 병원에서 링거를 꽂고 누웠있었다고. 회사 병원 의사는 왜그런지 모르겠다며 일단 해열제를 좀 먹어볼까요? 라고 되려 물어봤단다. 휴가를  이틀 쓰고  주말 이틀까지 쉬고 나서 다시 출근을 했지만 다음날 다시 일어나질 못하는 남편. 미련하게 일주일을 넘게 아프고 나서 좀 더 큰 병원에 같더니 입원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종합병원에 가보란다. 머릿속이 복잡해져서 찾아간 강남성모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본 결과 A형 간염.

39도가 넘게 올라갔던 고열도, 소화가 안된다며 밥도 제대로 못먹던 것도, 그나마 억지로 조금 먹은것은 죄다 토해내 버린 것도, 기운없고 피곤하다며 종일 잠만잤던 것도, 피부발진도 알고보니 모두 A형 간염의 증상의 전형적인 증상이었다. 초기에 A형 감염 진단을 받았더라면 바로 입원해야 했을거라는데, 지금은 이미 아플거 다 아프고 회복기에 들어선 것이라 입원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대신 회사도 가지말고 움직이지 말고 책도 보지 말고 누워서 잠 많이 자고 잘먹고 지내라는 것. 다음 진료 예약과 약 처방전을 받아들고 병원을 나섰다. 그동안 대체 뭐한거지.

남편은 금요일까지 휴가를 냈고, 나는 고단백저지방 식단을 위한 장을 봐두었고, 엄마는 간에 좋다는 재첩국을 보내주셨고, 아들이 A형간염인 줄은 상상도 못하고 계셨던 시어머니도 때마침 고기며 생선이며 일용할 양식을 한 박스 보내주셨다. 이 정도 식량이라면 요양 뿐 아니라 전쟁이 나도 몇달은 버틸수 있을거 같았다. 쉬는 동안 회복기에 접어든 남편의 얼굴과 눈은 황달로 점점 노래져 갔지만 입맛과 기운은 많이 회복해갔다.

다 좋았는데 집에서 왠종일 tv만 보고 있자니 좀 심심했다. 그래서 보기 시작한 미드. 남편이 요양생활을 한 일주일을 둘이서 '굿 와이프'와 함께 보냈고, 다행히 간 수치가 많이 떨어져 출근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난 뒤부터 나는 '모던패밀리'와 함께 보냈다. 아직 완치 판정을 받지 못한 남편은 다음주에 다시 병원에 가야하고 난 또 다른 재미난 미드를 찾아 보려고.

more..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10/08/30 20:45

D+1

D-Day를 앞둔 나는 촌스럽게도 잠을 좀 설쳤더랬다.
무리해서 일찍 잠자리에 든 까닭도 있겠지만 이런저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일관성없이 이어지던 여러가지 생각들 중 하나는 D+1(바로 오늘)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하는 생각이었다.
가장 급히 해야할 일은 그간 미뤄왔던 집안일이었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냉장실, 냉동실에서 일년이 넘게 방치되어 이젠 더이상 음식이 아닌 것들은 하루 이틀 더 방치되어도 아무 지장이 없을것이고, 온 집안을 굴러다니는 먼지뭉치이며 머리카락도 며칠은 더 참아줄 수 있었다.
그간 눈길도 주지 않았던(순전히 양심상의 이유로) 소설책이나 읽으며 뒹굴거려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소설책도 책인지라 내키지 않았다.
미장원도 다녀왔어야 할 시점이 훨씬 지났지만 요즘 짧은 커트머리에 꽂혀서 좀더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다.
수시로 오랫동안 방치되는  블로그를 모바일 용으로 바꾸고 싶기도 했는데, 일이 커질거 같아 일단 보류.
그래서 그냥 뜬금없이 빵이나 굽기로... 날씨가 이렇게 덥고 습하니 발효가 얼마나 잘 될까 싶은 생각에 살짝 신이 나기도 했다.
선잠을 자고 일어나 어제 하루를 보내고 다시 깊은 잠을 자고 나니 오늘이다.
맘 같아선 당장 빵반죽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집엔 밀가루도 이스트도 없다.
신나게 빵을 만들려면 귀찮게도 나가서 이스트와 밀가루를 사와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
모든 것을 잠시 보류하고 커피 한잔을 들고 노트북앞에 앉아 한참을 놀다가 오후 한시가 넘어서야 밀가루와 이스트를 사러 나섰다.
해는 쨍쨍했지만 그래도 바람이 좀 서늘해진걸 보니 여름이 지나가고 있긴 한가 보다.
집을 나선 김에 텅빈 냉장고를 채워줄 과일도 좀 사고 밀가루와 이스트도 사서 돌아왔다.
오늘 만들 빵은 - 예전에 만들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맛있게 먹은적이 있는- 치아바타. 레시피가 전혀 생각나지 않아 책을 뒤적거려본다.
힘들게 반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 빵의 장점인데, 처음 발효를 12시간 이상 해야 한단다.
하루만에 만들수 없다는 것이 이 빵의 단점 되겠다. ㅠㅠ
그래서 실로 몇년만에 다시 시작한 베이킹은 밀가루와 이스트와 따뜻한 물을 잘 섞어 랩을 씌워 두는 것으로 허무하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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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10/04/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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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에 화분 하나를 선물 받았는데 화분 속 식물 이름이 벌써 이름이 가물가물.
아마도 '꽃기린'이었을거야.
식물 이름이 기린이라니 좀 이상하긴 하지만
첨 들었을때도 이름이 좀 이상하다 생각했으니 꽃기린이 맞을 듯.

흙이 건조해질 때마다 물을 주면 되는 엄청 키우기 쉬운 식물이라고 했지만
흙이 건조한 상태가 과연 언제일까를 판단하기가 너무 어려워
매일매일 소심하게 소량의 물을 주었는데
며칠 만에 몇 개의 꽃이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내가 물을 너무 자주 줘서 그런건지, 너무 조금씩 줘서 그런건지 알수가 없다.

미리 사진을 찍어두길 잘했다는 생각과 그래도 화분은 남는거라는 생각을 하며
소심한 물주기를 오늘은 두 번했다.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10/03/2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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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눈이 내리던 2010년 3월 22일.

집으로 배달되어 온
생각치도 못했던 정열적인 빨간 장미꽃바구니와
'사랑하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결혼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라는
메세지가 쓰여진 노란 봉투 속 귀여운 카드.

일년이 지났지만 이제 겨우 두번째
내 손가락에 끼워보는 결혼반지와
오랜만에 신어보는 높은 굽의 구두와 작은 핸드백.
여행 대신 선택한 피에르 가니에르에서의
오감을 사로잡혀버린 3시간여의 코스요리.

그리고 마지막 디저트와 함께 등장한 서프라이즈 꽃다발.
그것도 제인패커라니.
으앙.

 


- 그날의 비하인드

날씨도 안좋았는데 남편은 낮에 혼자나와 꽃다발 사서 호텔에다가 맡겨놓고 왔다고 했다.

이상하게도 코스를 먹는 중간에 화장실에 잠깐 다녀오겠다던 남편이 거의 나가자마자 들어오길래 화장실 다녀온거 맞냐고 물으니 다녀왔다고 했다. 뭔가 수상한 촉이 왔지만 화장실이 바로 앞에 있었다고 하니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우리를 서빙해주시는 분께서 착오가 생겨 죄송하다며 물은 서비스로 드리겠다고 했다 (피에르 가니에르는 외국처럼 물을 주문해서 먹는다.) 공짜로 준다니 좋긴 하지만 무슨 착오가 있었지? 라며 잠시 의아해했었다. 그러다가 꽃다발이 등장했고 난 정말 놀랐고, 또 기뻤는데 곧바로 언제 어떻게 준비한건지가 궁금했다.
 
남편이 원래 부탁한 건 우리가 식사할 룸 테이블 위에 미리 놓아달라는 것이었는데, 그날 피에르 가니에르에서는 와이너리 갈라 디너 행사가 있어서 그들이 그것을 깜박하고 챙기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연기파 남편은 아무 내색도 없이 같이 몇개의 요리를 먹고 나서 화장실 가는 척 나가서는 꽃다발에 대해서 얘기했고, 이미 타이밍을 놓쳤으니 마지막 디저트와 함께 달라고 다시 얘기했다고 했다. 그와 관련해 센스가 약간은 부족하셨던 그날의 서버께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착오에 대해서 미리 사과를 하셨던 것이다.

마지막 디저트였던 말린 과일을 가니쉬로 곁들인 오렌지 초콜렛 무스 케익(정식 이름은 이것이 아니지만 프랑스 요리는 당췌 이름을 기억할 수 없다)에는 'Happy Anniversary'라고 쓰여져 있었고 촛불도 하나 꽂혀져 있었는데, 집으로 가는 길에 남편이 주머니에서 빨간색의 '1'모양 초를 하나 꺼내 보여준다. 원래는 케익도 자기가 준비하려고 했는데 호텔에서 준비해주겠다고 해서 이렇게 초만 남았다며....초가 이래뵈도 백화점제라며....으앙. 나 정말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보다.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10/02/21 00:25

이렇게 갑자기 봄이 오려나보다.
종일 어찌나 포근하던지
한참 동안이나 창문을 활짝 열어두었다지... 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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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말라서
겨울 내내 우리 거실을 화사하게 꾸며준
기특한 수국이...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10/02/14 21:05

방배동 요리 선생님의 국과 찌개라는 책에 나오는 레시피대로
멸치육수와 고기육수를 만들어 반반씩 섞어 국물을 만들고,
시골에서 뽑은 거라며 시어머니께서 보내주신 쫄깃한 떡과 남편의 취향에 따라 김치만두도 몇 개 넣고,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약간의 굴을 넣어 완성한 떡국과
어제 오후 내내 남편과 둘이서 끙끙거리며 만들어 낸 갈비찜,
그리고 백화점표 녹두반죽으로 지져낸 녹두전.
2인용 떡국상차림으로 이 정도면 꽤나 훌륭하였다고 자체 평가하는
나는 날나리 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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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늦었지만, <줄리 앤 줄리아> 별 다섯개. 정말 눈물나게 사랑스러운 영화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10/02/1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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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탈 줄 모르지만
자전거를 샀다.

봄이 되면 한강변을 달릴거다.
아하하하하하하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9/12/0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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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청소도 하고

세탁기도 돌리고

빨래를 널어놓은 베란다로 좋은 햇살이 들어올 때

제일 좋아하는 가구를 바라보며

기념으로 찰칵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9/12/05 22:58

지지난 주 일요일 아침겸 점심은 수지스에서
지난주 토요일 아침겸 점심은 하동관에서
지난주 일요일 아침겸 점심은 스토브에서
오늘 아침은 사보텐에서 해결하고

내일 아침과 점심은 천안집에서 해결할 계획인
나는 불량주부?!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9/11/25 23:51

우리집 창문에는 벌써 눈이...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9/11/22 13:54


언니의 결혼식이 끝나고 우리집 거실은 꽃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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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결혼식은 내가 본 중 가장 informative한 결혼식과 피로연이 아니었을까.
결혼식 사회는 2개국어로 진행되었고
아빠의 절친께서 해주신 주례사는 주례사의 제자에 의해 동시통역되었고
주례의 내용은 양국의 역사를 아우르는 내용으로 구성하시고 영상자료를 덧붙이는 센스까지 보여주셨다.

신랑, 신부의 사회로 진행된 피로연에서는
신랑이 미리 준비한 ppt 슬라이드로 레이저포인터를 들고 직접 자신의 biography를소개하였고,
(언니는 하객 대부분이 우리쪽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달랑 한장으로 떼웠으므로 특별한 언급은 않겠다)
미국, 영국, 일본에서 보내온 축하 메세지들이 일본어, 한국어 자막과 함께 상영되었으며
급기야 신랑의 제자들과의 영상 전화를 시도하는 기염을 토했다.
신랑의 아버지께서도 본인이 그동안 해오신 일과 자식의 결혼에 대한 소감을 준비해오셔서 한글 자막과 함께 말씀해주시고
(역시 그닥 준비를 안하신 신부의 아버지인 쩌렁쩌렁한 목소리로만 축하와 감사의 메세지를 전하는 걸로 떼웠다)
신랑의 세쌍둥이 조카가 나란히 서서 포뇨 노래를 축가로 불렀다.
축가 이후 신부가 아버지께 보내는 편지를 읽고 감동의 물결이 쓰나미 치려하자마자
내가 만든 두개의 꽃다발을 (이제는 6세인) 조카 유민이가 신랑신부에게 전해주는 걸로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결혼식이 열린 장소들을 화사하게 장식했던 꽃들은  다발로 포장하여 돌아가는 하객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는데,
직계가족인 나는 제일 늦게까지 남아있어야 했으므로 혹시나 내 몫이 없을까봐 내심 불안했었다.
그런데, 양팔로 안으면 꽉 찰 정도로 큰 꽃다발이 내 것이란다. 아...행복해라.

아직 결혼한지 일년도 안된 내가 감히 할 말은 아니지만,
자신과 잘 맞는 배우자가 주는 행복은 그 무엇으로도 대신하기 어려울만큼 크고, 풍요롭고, 편안한데
언니도, 형부도 서로에게 그런 배우자가 될 것 같아 참으로 좋다.

그나저나 일본어 공부는 좀 해야겠다.
형부한테 용돈이라도 좀 받으려면 으하하핫.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9/09/01 21:10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9/07/16 22:57


원래는 딴소리가 메인이고, 여행기가 특집인 블로그였는데...
1. 자세하게 쓸까 2. 사진만 올릴까 3. 그냥 건너뛸까 고민고민 하지 않은 채 1번을 선택했고
다른건 몰라도 사람이 일관성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계속 밀어부치다 보니
아직 보라보라 근처도 못갔는데 토나올 지경...ㅠㅠ
그래서 오랜만에 딴소리.

변덕이 죽 끓는 요즘 날씨 덕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슨 날씨가 폭염 아니면 폭우란 말인가.

1.
지난 주말 큰 맘먹고 꽃시장 가서 꽃을 사와서 집 구석구석 여기저기 꽂아 두었다.
매일매일 물도 잘 갈아주었다. 그런데!
폭염이 지나간 오늘 퇴근해보니 모두 die. 슬프다.



2.
여름이 되니 입을 옷도 없지만, 신을 신발 또한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가 않았다.
역시나 큰맘 먹고 샌달하나 구매해주었는데, 연일 이어지는 비 예보에 겁이 나서 신지를 못하고.
고이 모셔만 두고 있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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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9/03/18 22:13

이제...
짐정리가 거의 막바지에 접어들었네요.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컴퓨터와 욕실에 남아있는 세면도구 몇 개와
예상치 못하게 더워진 날씨에도 일주일을 버텨야만 했던 두툼한 옷 몇벌을 여행가방에 싣고
관리비 정산을 하고 부동산에 가서 남은 일을 처리하고 나면....이곳과도 안녕이네요.

앞으로 3일후면...
아직도 여전히 낯설기만 신부라는 단어의 주인공이 된답니다.
막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또 이유없이 긴장이 되기도 순간순간 머릿속이 텅...비기도 하고
그래요..지금 제 상태가 ㅋㅋㅋ 그래도 뭐 다 잘되리라 믿어요

결혼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끝내고 생활이 좀 안정이 되면 다시 열심히 포스팅하려구요.
그때는 진정 시즌2로 거듭나는 블로그로 만들고 싶은데...또 의욕만 앞서는 ㅋㅋㅋ

암튼 저 결혼합니다~. 많이많이 축하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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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9/01/28 21:17
비행기를 타고 멀리멀리 다녀온 것도 아니고, 생전 처음 가본 곳을 다녀온 것도 아닌데...나이가 들면서 저하되는 각종 신체 기능들 중에는 변화에 대한 적응력도 포함시켜야 하나보다...연휴 전/후의 변화가 영 적응이 안된다.

+만 4일동안 내가 한 일은 거의 내내 핑크색 꽃무늬가 화려한 잠옷바지에 늘어진 면티를 입고 지내면서 이제 6세가 된 조카와 끊임없이 숨바꼭질을 하고, 보물찾기를 하고,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렸고, 하루에 한번씩은 엄마의 두꺼운 코트를 꺼내입고 나가서 6세조카와 눈사람과 눈괴물(눈괴물은 조카가 만든것으로 뿔을 상징하는 나뭇가지 1개가 꽂힌 하나의 눈덩어리)을 만들었다. 나머지 이틀은 이제 3세가 된 둘째 조카까지 합세하여 가끔 둘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는 일과 애니콜에 있는 마이펫과 놀기를 틀어주는 일까지...

+오늘 하루동안 내가 한 일은 다시 회사에 출근하고 컴퓨터에 앉아서 모레까지 마쳐야 하는 문서작업을 하(는 시늉을 하고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웹서핑하고 메신저 하)고 잠깐 점심을 먹고 다시 문서작업을 하(는 시늉을 하고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웹서핑하고 메신저 하)다 이상하게 기운이 쭉 빠진 채로 퇴근...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9/01/15 23:06

글씨체가 눈에 띄는 스킨이 있길래 바꿨다
윤 디자인에서 만든 봄날체...라서 윤봄날체.
쫌 이쁜데 유료폰트라고...
이쁜것들은...죄다...칫....

+ 이쁜 스킨 무료로 나눠주시는 고마운 분들. 만세.만세.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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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9/01/13 22:21


한동안 겨울 날씨치고는 너무 따뜻하여 지구가 더워졌다느니, 이게 어디 겨울 날씨냐느니 잔소리를 해대다가 막상 추워지니 추운것도 싫다. 날씨도 추운데 야근까지 하느라 내가 요즘 사랑하는 핫요가도 못가고 9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오니 사는게 이게 뭔가 싶은게 마음이 허하다. 때마침 내가 요즘 주식으로 삼고 있는 고구마 쪄놓은 것도 다 떨어져 피곤한 몸을 이끌고 고구마 푹푹 찌고 있으니 밥생각이 난다. 냉동실에 얼려둔 냉동밥을 전자렌지에 녹여서 내가 차려 먹는 밥 말고, 부글부글 끓여낸 찌개랑 같이 먹는 김 폴폴 나는 갓지은 밥. 올해들어 가장 맛있게 먹은 밥은 이번 주말에 먹은 굴국밥이었는데 그것은 사진을 못찍었으므로 올해들어 두번째로 맛있게 먹은 김북순 큰남비집의 김치찌개와 초란뚝배기탕 사진으로 대신한다. 모던밥상에 이어서 가로수길에서 가본 두번째 밥집인데, 일요일에 쉬는 것과 연예인 사인이 심하게 많은 것(왠지 그들이 한 사인의 대가를 내가 지불하고 있는 것만 같은 피해 의식 때문에)만 제외하면 괜찮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계란찜같아 보이지만 속에는 새우랑 오징어랑 날치알 같은것들이 들어있어서 특이하게 맛이 있다. 나중에  한번 시도라도 해봐야 겠다..ㅋㅋㅋ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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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nji
TAG 밥집
2006~2010/Days2009/01/01 18:24

새해 첫날. 다들 잘 보내고 계신가요?
어제와 오늘 사이에는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그사이에 입밖으로 소리내어 말하기도 싫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연말 연시라고 특별히 하는 일은 없지만 왠지 가족과 함께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부모님이 계신 집에 다녀왔어요
어제까지 5세이던 저의 조카 유민양이 "내일은 유민이가 여섯살이 되는 날"이라며
새해 첫날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내려서 한참을 웃었는데
한편으로는 아직 어린이기에 가능한 너무나 뚜렷한 자기중심적 세계관에 놀랐고
또 한편으로는 한살 더 먹는 것이 좋을 나이라는 게, 아직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나이라는 게 부럽고 그랬습니다.
아래 사진은 조카 유민양이 고모에게 주는 카드라며 내민 것인데
필체가 거침이 없고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그림이 제맘에 꼭 드는군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집에 와서 사진도 찍고 냉장고에 붙혀놓기도 했지요.
참 많이 컸어요..유민양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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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심리적인 서른살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이십대부터 하던 고민을 지금껏 풀지 못하고 여전히 미성숙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지만
살아간다는 게 뭔지,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또 뭔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아보고 싶다는
무모한 각오를 괜히 해보는 2009년 첫날입니다.

다들 행복한 한해 되세요~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8/12/22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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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또 한해가...가네요.
연말이라고 새삼스럽게 한해를 돌아볼 여유도
새해에 대한 소망을 찬찬히 마음에 새겨볼 여유도
(아마도) 가져보긴 힘들겠지만, 그래도 연말은 연말...
우리 마무리 잘 해보아요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8/12/1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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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카드 잘 받았다~
쫌..많이...이뿌네. 어디서 이런 참한 것을 ㅋㅋ
토요일 유민이 재롱잔치 참석차 집에 내려갔더니 딱 맞춰서 도착했네
샤방샤방 한 것이 딱 내 스타일이라 맘에 쏙 들었는데 모양 잡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라.
썰렁한 집에 이거 하나 올려놨더니 그래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쫌 나는 것 같다 ㅎㅎ
사진찍어 올리니 즐감하고..언니도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8/12/08 21:42

연 이틀 무리한 스케쥴을 소화하고 난 후의 일요일이어서 그랬는지, 소리없이 조용히 내리던 눈 때문에 어둑어둑한 날씨 탓이었는지 깨어보니 오늘도 열시...이래저래 등산은 물건너 간 일이 되어 집에서 또 조용히 쉬어볼까 했다. 소심한 눈송이들이 내리는 베란다 밖 풍경을 보니 맛있는 커피 생각이 간절해졌다. 오랜만에 나의 모카포트의 위력을 발휘해볼까 생각도 했으나 우유도 사러 나가야 하고, 커피도 갈아야 하고, 휘핑도 해야 할 생각을 하니 귀찮았다. 게다가 요즘 우리집 베란다 밖 풍경의 메인은 한창 땅파기 공사 중인 스포츠센터여서 고생끝에 만든 커피를 아름답지 않은 풍경과 함께 해야할 것을 생각하니 괜한 고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주와 동일한 자세로 소파에 드러누워 리모콘을 이리저리 돌리다보니 하염없이 내릴것만 같던 눈이 어느새 그치고 심지어 해가 나려 하고 있었다. 눈이 그치니 샘솟는 드라이빙 욕구와 맛있는 커피를 마셔줘야겠다는 일념으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후다닥 씻고 집을 나섰다. 히터를 빵빵하게 틀고 라디오도 크게 틀고 분당 정자동으로 고고. 정자동 주민 1인을 태워 카페골목에 자리한 커피지인으로 갔다. 커피지인에서는 드립을 마셔줘야 마땅하지만, 추운 날씨 탓인지 내린 눈 탓인지 카푸치노가 더욱 어울릴 듯했다. 역시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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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노닥거리다보니 밖에서 꽤나 굵은 눈발이 날렸다. (나에게는 올해 첫)눈 맞으며 걷는 기분이 꽤나 운치있었는데, 금방 추워져서 길에 보이는 어그부츠 가게에 괜히 들어가기도 하고, 소니매장에도 괜히 들어가서 구경하는 척을 하다가 정자동 주민 1인을 원래 있던 곳에 내려주고는 다시 집으로 왔다. 역시나 만족스러운 일요일. 매일매일이 일요일만 같으면, 아니 반의 반만이라도 같으면, 아니 반의 반의 반의 (x10000) 반만이라도 같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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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nji
TAG , 일요일
2006~2010/Days2008/11/30 20:57

오랜만에 혼자 보낸 일요일. 등산을 안가니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어 실컷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한창 때만 해도 12시는 훌쩍 넘겨야 '좀 잤다' 했는데 이제는 10시가 한계인 듯. 느린느린 일어나서 방이며 거실에 널린 옷가지들을 대충 한군데로 몰아놓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먹을만 한게 귤이랑 두유 밖에 없다. 소파에 베개를 끼고 누워 귤을 까먹으며 채널을 이리너리 돌리니 충만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tv는 이내 지루해지고 그냥 집에 쭉 있을까 나가서 영화라도 보고 올까 고민이 되었다. 에잇... 나갔다 오지 뭐... 보고 싶었던 영화도 있었고, 공짜 영화예매권도 있었고, 백화점에서 사야할 것도 많았고...이젠 웬만한(?) 곳은 편안한 마음으로 운전해서 다녀올 정도는 되니까..ㅋㅋ

대충 씻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주차장으로 가서 시동을 건다. 집에서 'cgv'가 있는 '죽전 신세계'까지를 이어주는 새로 생긴 도로는 다니는 차도 거의 없고, 신호등도 거의 없어 나같은 소심한 초보가 모처럼 속도를 내어보기에 아주 좋은 길이라 살짝 기분도 들떴다. 라디오를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맞춰놓고 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20여분 운전을 해서 백화점에 도착했다. 일단은 cgv로 가서 한번 봐야 겠다 마음 먹고 있었던 '앤트크'의 표를 샀다. 표를 사고 내려와서 임직원 30% 할인 혜택을 받아 요즘 부쩍 꽂힌 살짝 짧은 니트 원피스와 좀 많이 붙는 바지를 미친 척 하고 하나 사고, 역시 바지 길이를 좀 줄여달라고 맡긴 후 영화를 보러 다시 극장으로 올라갔다.

아침도 제대로 안먹고 와서 '스타벅스'로 가서 카푸치노 그란데와 살짝 데운 스콘을 사서 극장에 앉았다. '앤티크'는 예상대로 관객석이 반도 채 안찼다. 혼자 영화 보러온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상황이었지만 과연 잘한 선택인지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최고 비호감 2명과 처음보는 얼굴의 2명의 나름 꽃미남 4인을 전면에 내세운 이 영화의 포스터를 처음 봤을때만 해도 이렇게 와서 보게 될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는 이 영화는 예상대로 좀 유치한 스토리에 내가 썩 좋아하지 않는 반전도 들어있었지만 그래도 시간 많은 일요일 낮 혼자보는 영화로는 딱 좋은 정도로 재밌었다.

영화를 보고 백화점 슈퍼와 1층을 오가며 그동안 필요했으나 구입하지 않고 버티던 생필품들을 구매하고, 저녁으로 먹을 나물 6종-요샌 샐러드보다 나물이 좋더라는- 까지 산 후 옷을 찾아' 이소라의 오후의 발견'을 들으며 집으로 오니 어느덧 어둑어둑...쇼핑한 것들을 대강 정리하고 사온 나물과 새로 꺼낸 김을 반찬으로 해서 오랜만에 밥솥으로 한 밥이랑 먹으니 꿀맛이다. 배 두드리면서 '패밀리가 떴다'와 '1박 2일'을 보고 나니 너무 좋다. 이런 일요일.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8/11/2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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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주만에 찾은 북한산의 나무들은 이제 가지가 앙상했다.
대신 낙엽들이 수북히 쌓여 잠시 앉아 쉬는 등산객들에게 따뜻한 방석이 되고 있었다.
원래 사진을 편집하면서 함께 쓸 글의 내용을 이리저리 생각할 때만 해도
낙엽을 보면서 끝나가는 계절에 대한 아쉬움을 얘기하는 정도로 마무리 지으려고 했다.

그런데 제목란에 "낙엽"이라는 단어를 쓰는 순간 갑자기
"젖은 낙엽"처럼 들러붙어 떨어지지지 않겠다던 오래된 농담이 떠올랐고
모든 것이 불확실해져버린 요즘
절대 싱싱한 푸른 잎일리 없는 나는 과연
'마른 낙엽일까. 그나마 젖어있기라도 한 낙엽일까' 하는 씁쓸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칫. 머이래...




Posted by yonji
2006~2010/Days2008/11/18 21:53

추운 계절이 왔다.
마음의 준비를 못한 채 맞은 영하의 날씨가
순식간에 반토막 나버린 나의 펀드들처럼 매섭다.

갑자기 닥친 추위에 머릿속이 복잡하다
주말에 풀릴 거라고는 하지만 분명 겨울이 오고 있다는 신호일텐데...
아..이렇게 또 꾸역꾸역 한살을 먹는구나. 그럼 내나이는..흑.
벌써 겨울이면 안된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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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조금이라도 달래줄 만한 사진을 찾으려고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뒤지다 보니
이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겨울 인사동 어느 골목길에서 쭈그려 앉아 찍은 실습용 사진.
필름카메라로 처음 찍은 사진이라 그런지
왠지 따뜻한 느낌이 나는것 같다
대놓고 사진찍기가 미안해서 고양이 두마리를 구입했다는...







Posted by yon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