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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10/Travel2010/10/2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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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를 맛나게 먹고 나서 우리가 향한 곳은 동네 자전거 가게. 역시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장소는 아니었지만, 이런데 구경하는게 더 재밌다규. 우리가 일본에 간다고 했을때 싸이클이 취미인 형부가 찜해둔 자전거 가게가 있다며, 싸이클 역시 취미로 즐기는 남편이 좋아할 거라고 구경 가자고 했던 곳이었다. 예쁘게 생긴 건물에 다양한 자전거와 기타 자전거 용품 및 의류가 세련되게 전시된 곳이었는데, 알 수 없는 기계앞에서 자전거 기어가 변속되는 원리를 보여주는 거라며 남편과 형부가 감탄하고 있던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자전거 구경을 마치고 나서는 언니네 동네를 내려다 보고있는 산자락에 펼쳐진 (파나소닉 회장의 집도 있고, 무슨 야쿠자의 집도 있다는) 1Q84의 노부인의 저택이 있을 것만 같은 부촌을 관광지 구경하듯 한번 훓어 주고 동네 빵집에 가서 빵을 사고 다시 언니네 집으로 컴백홈.

이제 남은 마지막 일정은 고베로 이동해서 유서깊은 '니시무라 커피'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이자까야에 가서 저녁+가볍게 맥주 를 마시는 것이었다. 음식점을 위주로 해서 사이사이에 소화를 시키기 위한 동네 구경이 끼어들어간 참으로 바람직한 여행 코스 역시 집안 내력인 것이다. 고베는 처음이었고 워낙 맛있는 집이 많다고 해서 살짝 설래였다. 집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기운을 내서 고베로 고고고. 고베까지는 전철로 한 20여분 정도의 거리였다. 전철역에 내려서 '니시무라 커피'까지 가는 길은 예상했던 고베의 깔끔한 이미지와는 달리 좀 시끌벅적하고 복잡했다. 니시무리 커피 2층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커피를 시키고 배는 불렀지만 케잌도 빠질 수 없으니 두조각 시켰다. 옆테이블에 운동회를 마친듯한 자매 두명을 데리고 온 가족이 있었고 그 옆테이블에는 그 아이들의 친구인듯한 가족이 있었고 또 건너편 테이블에는 선을 보는 듯한 커플이 있었다.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하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커피가게 색다르게 느껴졌다.

커피를 마시고 전철역을 기준으로 반대쪽으로 가니 백화점들과 명품샵들 예쁜 가게들이 가득한 왠지 고베다운 동네가 나타났다. 아무래도 4명이 같이 쇼핑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동네는 좋았지만 목적없는 아이쇼핑을 하다보니 금방 피곤해지려 할 때쯤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는 솔깃한 제안. 가까운 거리였지만 택시를 타고 이동한 곳은 american park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메리켄 파크'. 타워도 있고, 관람차도 있고, 옛날 지진이 났던 흔적을 그대로 전시해둔 곳도 있고, 알수 없는 전통춤 경연대회 같은 것이 열리고 있었고, 바다에는 최신형 크루즈가 정박해 있었고, 한국인 관광객도 많았던 그 곳에서 왠지 고베를 한꺼번에 다 봐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늘이 어둑어둑 해질때 즈음(=이자까야 예약시간이 가까워 질때 즈음)까지 바다바람을 쐬며 이리저리 구경을 다니다가 'SUN'이라는 이자까야로 이동했다.

이자까야라고 하기에는 꽤나 큰 규모에 고급스러운 분위기. 일본 각 지역별 특산 재료들로 만든 요리들이 메뉴판을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단품 요리를 여러개 시켜서 나누어 먹기로 했다. 주문은 역시 언니와 형부가 거의 도맡아 하고 술은 또 맥주. 3일째가 되니 드는 괜한 반항심으로 난 맥주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셋이서 동시에 선토리 프리미엄몰츠 생맥주는 정말 맛있다며 먹어보는게 좋을거라 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고개를 드는 괜한 고집. 나 혼자 스파클링 워터를 시키고, 나머지 셋은 선토리 프리미엄몰츠 생맥주를 시켜 신나게 건배를 하고, 맛나게 냠냠냠. 음식도 맛있었고 맥주도 꽤나 맛있었는지 다섯잔 정도 까지는 내가 세었는데 그뒤로 얼마나 더 마셨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신나게 먹고 그렇게 마시고 집으로 오는길에 마트에 들려 선토리 프리미엄몰츠 6개짜리 한팩을 사서 한국까지 가지고 왔다지.

암튼 언니랑 형부 덕분에 너무너무 잘 놀고 잘 먹고 와서 담에 또 가서 더 오래 놀다와야 겠다는 염치없는 꿍꿍이를 매일같이 하며 지내고 있다. 영어든지 일어든지 둘중 아무거나 하나라도 빨리 말문이 트이길 바라는 마음에 괜히 'J-channel'과 재미없는 헐리웃 영화들만 주구장창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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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nji
2006~2010/iPhone2010/10/23 13:42

13:25:09

나의 iPhone에서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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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뜨 공원

Posted by yonji
2006~2010/Travel2010/10/1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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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에 공연을 본적은 있었는데, 영화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엄마는 거기까지 가서 영화를 보러 가냐고 타박을 했지만, 놓치고 싶지 않은 영화가 있어서 아침 일찍 언니네 집 근처에 있는 영화관을 찾았다. 우리가 보려고 한 영화는 '카모메 식당' '안경' '요시노 이발관'의 감독이 개봉한 새 영화 '토일렛'. 아무리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라도 일본어를 모르는 우리는 자막이 없으면 볼수가 없다. 그런데 이미 그 영화를 본 언니가 일본 영화지만 캐나다가 배경이라 일본어가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다며 추천해 주었다. 물론 영어도 자막없인 이해하기 힘들지만, 정말  쉬운 영어만 나와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거라고 했다.

전날 형부가 미리 예매해둔 영화표를 찾아들고, 고디바 쵸콜릿 드링크를 하나씩 사들고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극장의 시스템은 한국의 멀티플렉스와 거의 유사한데 입구에서 담요을 나눠주는 것과 좌석의 앞뒤 간격이 충분히 넓은 것,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기 전까지 불을 켜지 않는 것 정도만 달랐던 것 같다. 영화는 전작들과 비슷하게 잔잔하면서 깊은 감동과 재미를 주었다. 쉬운 영어만 나올거라고 방심하고 있다가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나래이션 부분을 살짝 놓쳤는데, 영화를 이해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고 생각하나 한국에서 개봉하면 한번 더 볼 생각이다. 카모메 식당에서는 '오니기리'가 '안경'에서는 팥빙수가 있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교자'가  soul food 로 등장해 침샘을 자극하는데 일본에서 미처 못먹고 온 탓에 한국에 돌아와서 냉동 군만두를 사다 먹는 걸로 아쉬움을 달랬다. 영화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온 언니랑 형부를 만나서 쇼핑몰과 백화점을 돌아다니면서 조카들 선물 좀 사고, 마치 그 동네 사는 사람처럼 화분에 물주는 물뿌리개 사고, 도시락으로 쓸 그릇을 사고, 목 마사지 도구 같은 것을 샀다. 아무래도 형부가 이런 나를 좀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 조금 걱정은 되었지만 어쩔수 없다. 일본에서 사온 물뿌리개를 보고 엄마가 잘샀다고 하는걸로 봐서는 집안 내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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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역시 언니와 형부가 추천하는 소바집에서 먹기로 했다. 그날 간 '무라켄'이라는 소바집은 원래 고베 근처 온천지역으로 유명한 '아리마'지역에 있다가 지금의 자리(언니네 동네에 있는 산 거의 정상)로 옮겨왔다고 했다. 모던한 디자인의 건물 두개가 나란히 있는데 하나는 식사를 하는 곳이었고 다른 하나는 갤러리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다. 우리 앞으로 예약된 테이블은 실내였는데, 날씨도 좋고 마침 야외 테이블이 비어 있어서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하게 되었다. 테이블 아래로 계곡이 흐르고 있어서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고, 주변은 온통 푸른 나무로 둘러쌓인 곳에 있으니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 어김없이 맥주를 시키고 이집의 별미라는 계란말이를 먼저 먹었다. 매콤한 무에 간장을 살짝 뿌린 것을 부드러운 계란말이에 얹어서 먹는데 참으로 별미였다. 혹시나 양이 적을까봐 계란말이 한접시 더 시키고, 각자 소바하나씩 시켜 후르륵 후르륵 소리를 내며 먹고(일본에서는 소바를 먹을 때 후르륵 소리를 내면서 먹는다고 해서 따라해봤다), 또 양이 적을까봐 소바 하나 더 추가해서 시켜먹고...역시나 빠질 수 없는 소바유를 마시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었다.


Posted by yonji
2006~2010/Travel2010/10/14 21:40

언니의 신혼집이 있는 곳은 오사카와 고베의 중간정도에 위치한 '니시노미야'라는 한적한 주택지역이다. 교토역에서 전철을 타고 룰루랄라 가면 나오는데 도착했을 땐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어두운 도시의 첫인상은 참 한적하고 조용하고 높은 건물이 별로 없다는 정도. 언니네 신혼집이 있는 멘션의 구조도 참 재밌었는데 거실 바로옆에 거실보다 더 넓은 다다미방이 있어서 미닫이 문을 닫으면 방이 되고, 열어두면 거실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공간이 있는 전형적인 일본 멘션의 구조라고 했다. 넓지도 좁지도 않은 크기의 멘션의 구조는 필요한 것들을 알차게 갖추고 있었고, 지어진 지 15년이나 되었다고 했지만 세월의 흔적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일단 짐을 대충 밀어놓고, 간단한 집구경을 마친 후 이번 여행의 진짜 메인 코스인 '고베규 샤브샤브'를 언니가 준비할 동안 나머지 셋(남편, 형부, 나)는 근처 슈퍼에 장을 보러 나섰다. 언니가 없으면 대부분 형부가 영어로 말하고 우리 둘은 그냥 듣고만 있기 때문에 대화의 균형이 잘 맞진 않지만 그래도 친절한 형부는 끊임없이 동네 구석구석을 설명해주며 슈퍼까지 운전을 했다. 도착한 곳은 ikari라는 슈퍼마켓. 가격은 좀 비싸지만 질좋고 다양한 물건들이 많다고 했는데 야채 몇종 사보니 정작 (요즘 부쩍 오른)한국이랑 비슷한 것 같다. 지하에 있는 근사한 와인셀러까지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본격적인 고베규 샤브샤브  파튀~. 호시노야에서 본 안 뜨거운 핫플레이트에 냄비 하나 올려놓고 고베규 풍덩, 갖가지 야채 풍덩, 샤브샤브용 떡도 풍덩. 비쥬얼에 약한 나를 위해 준비했다는 단풍시즌용 스페셜 맥주와 그밖의 다양한 맥주들을 곁들여 참 맛나게 먹었다. 고기로 배 채우는 호사를 누리고 피도 눈물도 없는 Wii 한판 하고 났더니 소화도 잘 되고.


 
결혼한 동생이 부부동반으로 며칠을 묵고 가겠다고 해서 아무래도 언니는 신경이 좀 쓰였던 것 같았다. 여행지에서는 아침형 인간형으로 돌변하는 나야 새벽같이 눈이 떠지는게 당연하지만 언니도 꽤나 일찍 일어나서 부산하게 아침준비를 시작하였다. 냉정하게 보자면 직접 요리한 건 없다고 봐야겠지만, 그래도 호텔 조식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셋팅과 따끈하게 구워낸 토스트와 맛있는 쨈, 신선한 오렌지 쥬스에 쫀득쫀득한 소세지, 거기에  생 블루베리를 투척한 맛있는 요커트까지. 남부러울 것 없는 아침식탁이 뚝딱 차려졌다. 더욱 놀랐던 건, 다음 날 아침에는 전날 없던 흰 테이블보를 깔더니 테이블 매트까지 다른 걸로 바꾸는 치밀함을 보였다는 점이다. 꽃병에 꽃을 꽂고 그 옆에는 아침에 베란다에서 딴 싱싱한 가지를 관상용으로 같이 올려두었다. 언니도 역시 설정을 좋아한다. 파자마 차림의 형부는 잠결인 듯 했지만 커피잔 데우는 것까지 빼먹지 않고 정석대로 드립커피를 내려 주었는데 그 맛이 정말 환상. 그날 아침 먹었던 드립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우리도 집에서 계속 드립만 해먹고 있다지. 커피도 맛있고, 높은 건물도 없고, 오후 3시면 대부분의 빵이 바닥을 드러내는 동네빵집도 있고, 괜찮은 마트도 있고,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는 작은 강도 가까운 언니집이 아주 맘에 쏙 들었다. 담에는 작정하고 한 한달쯤 빌붙다가 와야겠다.

Posted by yonji
2006~2010/Travel2010/10/1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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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으러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기사 아저씨가 어찌나 친절하신지 가이드를 자처하고 나섰다.교토스러운 것들을 보여주신다며  아라시야마에서 교토역을 지나 기요미즈데라, 기온, 신바시를 거쳐 원래 우리의 목적지인 장어요리집 '와라지야'에 데려다 주셨다. 중간중간에 구경하라며 속도도 줄여주시고, 해박한 역사 지식을 이용한 설명도 덧붙여 주시고. 마침 '와라지야' 근처에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잔인함을 상징하는 '귀와 코의 무덤' 있다며 미터기를 꺽은 채 무덤도 한바퀴 돌았고 한국인인 우리를 의식한 듯, '교토 사람들도 이렇게 잔인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설명을 강조하여 덧붙혀 주셨다. 귀와  코의 무덤은 겉에서 보기에 그냥 큰 무덤인데 전쟁에서 죽은 조선인들의 코와 귀만 잘라서 만든 무덤이라고 하니 왠지 섬뜩.

지난번 부모님이랑 왔을 때에도, 좀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김없이 재발하는 아빠발의 티눈 덕에 택시를 타고 기온이며 신바시를 구경했었는데, 이번에도 택시로 교토를 간단히 훓어보게 되다니...어쨌든 도착한 오래된 장어요리집 '와라지야'는 전날 공항에서 교토로  오는 고속철 안에서 언니가 보여준 여행잡지에 소개되어 있었는데 무려 450년째 이어진 집이라고 했다. 사진만 봤을땐 그냥 장어덮밥인 것 같았지만, 설명을 보니 '장어죽?'인 것 같다고 한다...뭔지 정체를 알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장어니까 고민없이 결정~ 예약시간에 맞춰 도착해보니 놀랍게도 지난번 왔을 때 묵었던 숙소 바로 코 앞. 정보가 생명인 시대인 것이다.

'와라지야'에는 메뉴판이 따로 없이 사람 수에 맞추어 음식을 내어온다.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한가지 메뉴만을 파는 음식점은 왠지 믿음이 간다. 점심이지만 빠질 수 없는 맥주를 시키고, 음식을 기다렸다. 처음 내어온 음식은 가쓰오로 다시를 낸 국물에 구운 장어와 유바, 대파, 당면이 들어간 요리였는데 정말 최고였다. 뼈만 쏙 빼내고 통째로 구워진 장어도, 쫄깃한 유바도, 유난히 맛있는 교토 대파도 일품이었다. 일본인인 형부조차 처음 먹어보는 요리라고 했지만 정말 국물과 장어의 조화가 환상이라며 감탄에 또 감탄. 같이 나오는 산초가루도 살짝 뿌려먹으면 또 다른 풍미의 맛이 나고. 어째서 한가지 메뉴로 450년이나 장사를 하는지 알 수 있을것 같았다. 정신없이 국물요리를 해치우고 나니, 두번째 요리인 '죽' 스타일의 음식이 나왔다. 계란을 살짝 풀었고, 말캉한 떡도 들어있는 역시 난생 처음 먹어보는 장어요리. 맛있는 먹으니 또 한국에다가 차리고 싶은 맘이 굴뚝 같아졌다. 이거 한국에서 팔면 완전 대박일 거 같아서 가격을 물어보니...좀 비싸...그냥 참기로 했다. 언니랑 형부랑 같이 다니다 보니 메뉴판도 안보고 계산도 안하다 보니 미쳐 몰랐던 것이다. 암튼 가격을 다 먹고 나서 알아서 다행이다 생각하고 기분좋게 교토 산책을 나섰다.



오는길에 택시로 다 둘러본 길이었지만, 교토까지 와서 걸어보지 않을 수 없는 길들을 산책했다.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길이라는 산넨자케, 니넨자케를 지나 지난번에 와서 반해버린 네네노미치에도 다시 가고, 교토 명물인 이노다 커피에서 커피도 마셔주고, 게이샤들의 기온, 신칸센 표지 사진으로 실렸다는 풍경이 있는신바시로 이어지는 코스. 마이코들의 무슨 행사를 앞두고 있어서 유난히 거리에는 기모노를 입은 마이코들이 많이 더욱 교토스러웠던 짧고 굵게 교토를 느낄 수 있는 산책을 마치고, 드디어 원래 목적지인 언니네 신혼집으로 고고씽....

Posted by yonji
2006~2010/Flower2010/10/09 13:29
야채값만 오른 줄 알았더니 꽃값도 장난 아니심.
설마 바가지 쓴건 아니겠지...

그래도 오랜만의 꽃 쇼핑에 기분이 업업업
밥먹는 것도 잊은채 곧 생일이신 그녀를 위한 핸드타이 완성

담아둘 데가 없어서
우리집 빨래 삶는 솥에 꽂았더니 나름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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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nji
2006~2010/iPhone2010/10/09 07:25

07: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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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꽃시장

Posted by yonji
2006~2010/Travel2010/10/0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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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도착했던 도케츠 다리에 다시 왔다. 호시노야에서의 하룻밤은 꿈같이 지나가 버렸다. 아무래도 하루는 너무 짧다. 혹시라도 다시 가게 된다면 며칠 푹 지내고 오고 싶은 곳이다. 다시 찾은 이곳도 날씨가 쨍하니 분위기가 또 다르다. 왠지 더욱 활기찬 기운이 감돈다. 아라시야마는 두번째 방문인데 지난번에 왔을 때처럼 텐류지를 지나 대나무숲 길을 걸어 관광열차를 타는 코스를 다시 가보기로 했다. 그땐 늦은봄이어서 여름 분위기가 났었는데 이번에는 초가을에 와서 역시 여름 분위기가 났다. 수학여행지에서 볼수 있을 법한 상가들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 텐류지를 슬쩍 구경하고 대나무 숲에 들어섰다. 사람이 복잡해지기 전에 구경하려고 서둘러 나섰던 것이었지만 꽤나 사람들이 붐볐다. 그래도 울창한 대나무숲이 주는 상쾌함은 그대로였다. 대나무 숲을 지나 톳토리 열차 출발 시간에 맞춰 작은 기차역에 도착했다. 옛날 방식 그대로 옛날 철길을 따라서 달리는 이 관광열차는 창문을 다 열고 덜컹거리면서 달리기 때문에 (무서운 놀이기구 같은건 쥐약인 우리 자매에겐)꽤나 스릴있는 액티비티이다. 기차를 타고 산속을 달리면서 구경하는 경치가 역시 참 좋다. 몇년 전과는 달리 작은 이벤트가 하나 들어가 있었는데 난데없는 도깨비 코스프레 아저씨의 출현. 중간 어느역 플랫폼에서 손을 흔들고 있던 해괴한 도깨비가 기차에 올라타서는 열차칸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장난을 걸고 포즈를 취했다. 제발 우리쪽으로는 오지 말았으면 했지만 지나치지 않고 포즈를 취해주었으나 격하게 거부하는 이상한 사진이 찍혔다. 암튼 사람들은 좋아했고, 혹시나 아이들이 놀랄까봐 키티가면도 들고 다니면서 애들 앞에서는 키티 가면을 쓰는데 그게 엽기적이고 무서웠다. 풍경 구경하랴 사진 찍으랴 안내방송 들으랴 짧은 기차여행이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중간중간 서는 역에서 내려도 되는데 우리는 어차피 교토로 이동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갔다. 돌아갈때 타게 된 기차칸은 UV차단용 이라고 써져있는 투명한 지붕만 있을 뿐 벽도 창문도 없는 완전 개방형 기차칸.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터널을 지나갈 때는 정말 숨이 멎고 고막이 터지는 줄 알았지만 경치를 보기엔 최고의 기차였다. 기차는 중간중간 경치가 좋은 곳에 잠시 서서 천천히 둘러볼 시간을 주고 설명을 덧붙여 주는데 호시노야 앞에서도 뭐라뭐라 설명을 하는데 괜히 뿌듯해지는 기분이었다.

Posted by yonji
2006~2010/Travel2010/10/0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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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도 채 안되어 눈이 번쩍 떠졌다. 여행을 왔다고 몸이 알아서 반응하는 것이다. 잠자리가 편해서 숙면을 취한 덕에 몸은 한결 가볍고 개운한 것 같다. 파자마에서 릴렉스 복으로 다시 갈아입고 외투를 걸치고 생수 한병를 들고 산책을 나섰다. 벌써 세번째 산책이고 같은 코스이지만 시간대가 다르니 보이는 것도 다른것 같다. 비가 왔는지, 물을 뿌렸는지, 그냥 새벽 이슬이 내린건지 주변이 온통 촉촉한 느낌이었다. 손님 수보다 많아보이는 직원들은 벌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우리처럼 부지런을 떨어 산책에 나선 다른 손님들도 볼 수 있었다. 가벼운 산책을 끝내고 라이브러리에서 커피를 한잔 뽑아서 연못가의 테이블에 앉았다. 야외에서 커피를 마셔도 된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산책에서 마주친 한 외국인이 그렇게 하길래 따라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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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시 객실로 돌아갔을 때 쯤 언니네 부부가 아침 산책을 나섰고, 씻고, 거의 풀지도 않은 짐을 다시 싸고,  창가의 풍경을 구경하고 있으니 아침을 차려주러 왔다. 일본으로 여행을 간 우리는 일식으로, 일본에서 사는 언니부부는 양식으로 아침을 주문했더니 식사준비를 위한 살림살이가 한 짐이었다. 한쪽 테이블에 차려진 일본식 조식은 유바를 이용한 나베요리와 구운생선이 메인이었는데 이를 위한 커다란 냄비와 핫플레이트(한국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핫플레이트는 전혀 'hot'하지 않은데 냄비만 뜨거워졌다. 믿을수 없어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냄비가 올려진 부분을 만져보았지만 약간 따뜻한 정도)가 올려져 있었다. 또 다른 상에는 아메리칸스타일 조식을 위해서 5가지 종류의 잼과 요거트, 샐러드, 계란요리와 소세지, 그리고 프렌치프레스와 모래시계까지 꼼꼼하게 셋팅되어 있었고, 방 한 구석에는 빵을 구울수 있는 토스터까지 놓여있었다. 참으로 흠잡을 데 없는 룸 서비스였다. 양 작은 언니 덕분에 우리부부는 일식 1인분과 양식 쩜5 인분을 푸짐하게 먹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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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체크아웃을 해야할 때가 되었다. 일단 아라시야마를 좀 구경한 다음 교토역 근처의 오래된 장어요리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짐은 료칸에서 바로 교토역으로 보내 보관하는 서비스가 있다고 카메라와 삼각대만 남기고 모두 보내버렸다. 다시 배를 타고 처음 왔던 곳으로 나가는데 어제와 달리 날씨가 참 좋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두둥실 떠있고, 바람은 선선하고, 햇빛은 쨍하고, 물빛은 맑고, 숲은 푸르다. 참 좋구나. 언제가 단풍이 들었을 때 아니면 벚꽃이 피었을 때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 더불어 가루이자와에 있다는 호시노야에도 한번...가보고...싶다.






Posted by yonji
2006~2010/Travel2010/10/0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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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야 안에는 레스토랑이 하나 뿐이라, 아라시야마 지역에 있는 몇군데의 레스토랑을 추천하여 예약을 도와주거나 픽업서비스를 해주고 있었다. 그 중에는 미슐랭 3 star에 빛나는 레스토랑도 있고 좀 저렴한 차이니즈 레스토랑도 있고 뭐 그렇다. 미슐랭 3 star에서 잠시 흔들렸으나 아직은 한끼 식사비로 그 정도의 돈을 지불할 만한 능력도 베짱도 없는지라 호시노야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호시노야의 디너도 충분히 훌륭하였므로 아쉬움 따윈 전혀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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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이서 회색빛 릴렉스복을 맞춰입고 가죽으로 된 일본식 슬리퍼를 신고 많이 춥지는 않았지만 외투까지 걸쳐입고 예약시간에 맞춰 레스토랑으로 갔다. 1층은 Bar 형식으로 꾸며져 있고 2층은 몇 개의 room이 있는데, Bar에서는 요리사가 직접 메밀면을 반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글을 봤었다. 하지만 4명이서 Bar에 일렬로 앉아 식사를 하는 건  무리. 우린 2층으로 안내되었다. 별로 볼 생각도 없었지만 영어 메뉴는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세 종류의  코스요리와 여러가지 단품 요리들이 있었는데, 우린 미리 정해둔(일본에 오기 전에 언니가 호시노야 일본어 홈페이지에서 제공되는 디너 코스 메뉴를 한글로 번역해서 보내주었기 때문에 이미 메뉴에 대한 결정은 끝나 있었던 상태였다) 코스를 주문하고, 곁들일 술도 취향대로 주문했다. 삐루삐루 노래를 하던 남편은 suntory premium malts 를 주문하고 나는 유자맛이 술맛보다 더 많이 나는 술을 주문하고, 언니와 형부는 시원한 사케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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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배와 함께 식사는 시작되었고, '맛있다. 맛있어' '오이시' '혼또 오이시' 등을 연발하며 우리의 짧은 일본어와 형부의 짧은 한국어가 어우러지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에 맥주를 몇 병 더 시킨듯 했고, 더운 사케를 한병 더 시켰고, 몇 개의  단품요리도  더 주문했다. 그렇게 많이 먹을 수 있었던 건 아마도 그 펑퍼짐한 디자인의 릴렉스 복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한참을 먹고 마시고 웃고 난 후 불 켜진 료칸을 한바퀴 더 산책하고 객실로 돌아왔더니 낮에 차를 마셨던 다다미 방에, (자기들도 처음 와보면서 멀리서 온 우리를 게스트 대접 해주느라 근사한 침실을 선뜻 양보해 준 고마운) 언니네 부부를 위한 얌전한 이부자리가 가지런히 깔려있었다. 객실엔 tv는 없지만 아이폰으로 음악을 들을 수는 오디오가 있었고, 시나 편지를 쓸 수 있도록 종이와 편지봉투, 먹, 붓 같은 것들이 있었다. 나즈막하게 음악을 틀어놓고 다들 때 아닌 붓글씨 삼매경. 자기 이름 석자를 한글로 써보고 한자으로 써보는 게 전부였지만, 그나마 붓글씨를 배워본 적이 없는 나는 이름 석자도 제대로 써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재밌었던 기억이었다.



Posted by yonji
2006~2010/Travel2010/10/0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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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장거리를 뛰어야 하는 강행군을 마치고 드디어 일본으로 떠나는 날 아침.
아침 비행기라 새벽같이 일어나야 했지만 알람이 채 울리기도 전에 두 눈이 번쩍 뜨이는 기적을 경험하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가장 최근이었던 작년 5월에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탔던 센터털 시티 터미널로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갔는데, 9호선 지하철이 생긴 이후로 거기서는 공항리무진이 출발하지 않는다며 지척에 있는 대로변으로 나가서 거기 있는 공항버스 정류장에서 타란다. 없앨려면 둘 다 없애는 게 맞을 것 같았지만 대로변 정류장이 집에서 가기엔 좀더 편하므로 군소리 없이 버스를 기다렸다. 공항가서 체크인하고, 비행기타고, 비행기에서 주는 빵 먹고, 입국신고서 작성하고 (비록 언니집 이틀 호시노야 하루 묵는 일정이지만 대표 체류지는 당근 '호시노야 교토'라고 씀.ㅋㅋ) 나니 순식간에 오사카 공항. 두두둥 여행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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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게이트를 나서니 형부와 언니가 단촐한 여행가방을 들고 마중나와 있었다. 한손에는 오벤또를 든 채...시간을 아끼려고 미리 사두었단다. 이런 센스쟁이들. 든든한 가이드가 두명이나 있으니 벤또도 사다주고 물도 사다주고 표도 끊어주고 길도 찾아주고 짐도 들어주고. 완전 좋다. 교토역까지는 고속철을 타고 한시간 반 정도. 때마침 점심시간이었음에도 그 때 오벤또를 먹는 사람들은 우리 네명 뿐 ㅋㅋ.고속철이 많아지면서 일본 사람들도 이제 기차에서 오벤또를 잘 안먹는다고 해서 아쉬웠다. 그래도 우리가 샀다면 엄두도 못냈을 스시를 점심으로 먹으며 룰루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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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도착하기 전날 천둥 번개가 쳤다는 교토 하늘은 구름이 많은 흐린 날씨였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교토역에 도착해서는 곧바로 택시를 타고 아라시야마의 랜드마크인 가츠라 강을 가로지르는 도게쓰 다리로 향했다. 금요일이었지만 여행 온 사람들로 붐비는 것이 괜히 기분을 들뜨게 했다. 호시노야는 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호시노야 선착장은 도게쓰 다리 바로 옆에 있다. 주말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우리 말고도 몇 명의 사람들이 더 있었고 웨이팅 룸에서 잠시 대기한 다음 다같이 배를 타고 호시노야를 향했다. 강에는 뱃놀이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도 꽤 있었다. 아라시야마 지역은 원래 단풍이 유명한 지역이라 단풍 시즌이 되면 이 강이 온통 관광객들로 채워져 도게쓰 다리에 발 디딜 틈도 없다고 했다. 복잡한 건 질색이지만 그래도 이 곳 단풍은 한번 와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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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점점 강폭은 좁아지고 산세는 깊어지면서 고즈넉한 분위기가 주위를 감싸올 때 쯤, 사진으로 보았던 호시노야가 똑같은 모양으로 나타났다. 주변이 아직 초록인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충분히 멋진 풍경이었는데, 이 때  눈에 거슬리는 한 장면. 배가 도착하는 곳 바로 옆 바위에 노숙필 충만한 채로 죽은듯이 누워 계시는 한 분. 우리가 저 사람 보라며 수군거리니 호시노야 스텝 한명이 자기네 스텝은 아니다'라고 한마디 덧붙이기만 할 뿐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 쿨한 일본일들. 한국이었다면 깨우던지 내쫓던지 했을법한 상황이었는데 그들은 완전히 없는 사람 취급해서 좀 놀랐다. 우린 또 금방 적응하니까 아무렇지 않게 배에서 내려 사진찍고 사진찍고 또 사진찍고. 우리를 객실로 안내해 주실 스텝 언니분도 덩달아 앞에서 찍어주고 멀리 올라가서 찍어주고.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너무 좋아하는 티 팍팍내며 스텝언니 설명을 들으면서 객실로 향했다. 호시노야에는 아직 한국어를 하는 스텝은 없다고 하니 영어나 일어중 하나는 잘 구사하는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좋을거 같았다. 아무래도 료칸이다 보니 약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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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사이 사이에 얌전히 들어앉은 료칸 건물들은 옛날 어느 유명한 사람의 별장이었다가 이후 료칸으로 사용되었고 최근에 호시노야가 인수하면서 현대적인 방식과 전통의 방식이 공존하는 료칸의 형태로 변했다고 했다. 료칸에서 사용된 가구는 모두 맞춤 수제작된 것이라고  했고, 특이한 문양의 벽지도 전통방식으로 핸드프린팅 된 것으로 만드는 곳이 교토에 두군데 밖에 없다고 하니 왠지 조심스럽다. 13세 미만은 투숙이 금지되어 있다고 했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방에 난 창문은 우리가 배를 타고 온 가츠라 강을 향해 있어서 시원한 바람 향긋한 나무냄새, 새소리, 곤충소리를 BGM으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온천지역이 아니라 온천은 없지만 욕실에 질 좋은 하누끼탕이 있고, 휴식을 위한 릴렉스 복, 파자마 그리고 쌀쌀할 때 입는 외투가 같이 제공된다. 회색빛의 펑퍼짐한 릴렉스 복을 입으면 출가한 듯한 혹은 사찰에서 도피중인 듯한 분위기가 나서 좀 꺼려졌다. 게다가 한 체격 해주는 우리 남편에게는 일본의 M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부부는 일심동체의 마음으로 나도 입지 말아야지 생각했는데, 친절하게도 형부가 남편의 사이즈 문제를 스텝에게 말해서 곧바로 L 사이즈가 지급되었다. 그래서 저녁을 먹을때 입고 가봤는데, 릴렉스 복이라 이름 붙혀질 만한 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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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다다미 방에서 스텝언니가 서빙해주는 차와 달달한 모찌를 먹으며 잠시 흥분을 가라앉힌 뒤 객실 구경을 대강 마치고 본격적인 료칸 구경을 나섰다. 규모가 작은 료칸이지만 아기자기하게 볼 것들과 놀 것들이 있었다. 일단 책을 읽고 경치를 보며 쉴 수 있는 '라이브러리'라는 공간이 있는데 제공되는 커피가 꽤나 맛있었다. 다른 음료나 과자들도 비치되어 있어서 원하는 대로 먹으면 되었는데, 커피 맛있다고 주구장창 커피만 마신게 이제와서 좀 후회된다. 그리고 플레이 룸이라는 작은 다다미 방이 있는데, 은은하면서도 멀리 퍼지는 소리를 내는 악기와 알 수 없는 놀이기구들이 비치되어 있어 언제든지 이용해도 된다고. 작은 정원도 두 개가 있는데 작은 연못이 있는 정원과 교토의 전통적인 모래정원을 옮긴 듯 한 또 다른 작은 정원에 비치된 의자나 돌에 앉아 바람소리와 새소리를 듣고 있으니 그야말로 자연인이 된 듯한 기분.



Posted by yonji